맡기기 좋은 일의 조건은 셋
순서가 정해져 있고, 판단이 거의 없고, 자주 일어납니다. 하나라도 빠지면 만드는 값이 아끼는 값보다 커집니다. 특히 세 번째가 중요합니다 — 한 달에 한 번 하는 일을 자동화하면 본전 뽑는 데 몇 년이 걸립니다.
- 메일에서 값을 꺼내 시트에 적기
- 정해진 시각에 자료 모아 보내기
- 문의가 오면 갈래 나눠 담당자에게
- 새 글 올라오면 여러 곳에 퍼뜨리기
- 한 달에 한두 번 하는 일
- 매번 판단이 갈리는 일
- 틀리면 되돌리기 어려운 일(결제·발송)
- 순서가 그때그때 바뀌는 일
그런 일을 못 찾겠으면 아직 때가 아닙니다. 억지로 만들면 관리할 것만 늘어납니다.
AI를 어디에 끼우나
자리가 정해져 있습니다. 사람이 읽고 판단하던 대목입니다. 문의가 어떤 갈래인지 나누기, 긴 글을 세 줄로 줄이기, 형식을 바꾸기 같은 것들.
그리고 이런 일은 <b>거의 다 싼 모델로 됩니다.</b> 자동화는 요청 수가 많아서 단가가 그대로 곱해집니다. 하루 500번 도는 자리에 비싼 모델을 물려두면 한 달 값이 훅 오릅니다. 어려운 판단이 필요한 것만 따로 갈라 보내세요.
켜기 전에 이 셋
- 1실행 횟수 제한
무한 루프는 실제로 납니다. 자기가 만든 결과가 다시 자기를 부르는 구조가 되면 밤사이 크레딧이 다 탑니다. 하루 몇 번까지만 돌게 막아두세요.
- 2실패 알림
자동화의 진짜 무서움은 실패가 아니라 조용한 실패입니다. 멈춘 걸 며칠 뒤에 알면 그사이 일이 다 밀려 있습니다. 실패했을 때 어디로든 알림이 오게 해두세요.
- 3금액 한도
무료로 열려 있던 모델이 어느 날 유료로 바뀝니다. 사람이 쓸 때는 화면에 안내가 뜨지만 자동화는 그냥 계속 부릅니다. 청구서를 볼 때까지 아무도 모릅니다.
이 셋은 만드는 데 십 분이면 됩니다. 안 걸고 켜뒀다가 사고가 나면 며칠이 갑니다.
만드는 순서
한꺼번에 완성하려 하면 대개 못 끝냅니다. 돌아가는 것을 먼저 만들고 살을 붙이는 편이 낫습니다.
- 1지금 하는 일을 순서대로 적어본다. 적다 보면 자동으로 못 하는 대목이 어디인지 드러난다.
- 2그 대목을 빼고 나머지만 먼저 만든다. 처음부터 다 하려 하면 안 끝난다.
- 3가짜 자료로 돌려본다. 실제 계정에 바로 붙이지 않는다.
- 4옮기고 첫날은 결과를 눈으로 확인한다.
- 5일주일 뒤에 정말 시간이 줄었는지 센다. 안 줄었으면 지운다.
만든 자동화를 지우는 것도 실력입니다. 안 쓰는 자동화는 조용히 돌면서 값만 나갑니다.
여기까지 하면 켜도 됩니다. 셋 다 나중에 넣기가 훨씬 어렵습니다.
자동화는 이런 식으로 망가집니다
만들 때는 상상이 안 되는데, 몇 달 돌리면 다 겪습니다. 미리 알면 대비가 됩니다.
| 이렇게 망가집니다 | 미리 할 수 있는 것 |
|---|---|
| 상대 서비스가 화면을 바꿔서 값을 못 꺼냄 | 값이 비어 있으면 멈추고 알리게 |
| 키 만료. 어느 날부터 조용히 실패 | 만료일을 달력에 적어두기 |
| 자료가 예상과 다른 모양으로 들어옴(빈 칸·이상한 날짜) | 들어온 값을 먼저 검사하는 단계 하나 |
| 같은 걸 두 번 처리해서 중복 발송 | 이미 처리한 것에 표시 남기기 |
| 무료였던 모델이 유료로 바뀜 | 금액 한도 |
넷째가 제일 아픕니다. 고객에게 같은 메일이 두 번 가면 그건 자동화가 아니라 사고입니다. 처리한 건에 표시를 남기고 다음에 그걸 건너뛰게 하는 것 — 이 한 단계를 처음부터 넣어두세요. 나중에 넣으려면 이미 나간 것들을 다 뒤져야 합니다.
미리 다 막을 수는 없습니다. 다만 터졌을 때 바로 아는 구조인지가 중요합니다.
혼자 쓸 때와 팀이 쓸 때는 다릅니다
혼자 쓰는 자동화는 대충 만들어도 괜찮습니다. 망가지면 내가 알아채고 내가 고칩니다. 팀이 쓰는 순간 이야기가 달라집니다.
- 만든 사람이 휴가면 아무도 못 고칩니다 — 무엇이 어떻게 도는지 한 장은 적어두세요.
- 누구 계정으로 도는지 문제가 됩니다 — 그 사람이 퇴사하면 같이 멈춥니다. 공용 계정으로 만드세요.
- 실패 알림이 한 사람에게만 가면 그 사람이 자리를 비울 때 아무도 모릅니다.
- "이거 왜 이렇게 돼요?"를 물을 데가 필요합니다. 없으면 그냥 안 쓰게 됩니다.
두 번째가 실제로 많이 터집니다. 개인 계정으로 붙여둔 자동화가 그 사람 퇴사와 함께 조용히 멈추고, 몇 주 뒤에 "그거 왜 안 오지?"로 발견됩니다. 처음부터 공용으로 만드는 게 나중에 옮기는 것보다 훨씬 쌉니다.
자주 보는 실수
- 한 번에 큰 걸 만든다 — 어디서 틀어졌는지 못 찾습니다. 세 단계씩 끊으세요.
- 결과를 안 본다 — 첫 주는 매일 확인하셔야 합니다. 조용히 틀린 채로 도는 게 최악입니다.
- 예외를 다 넣으려 한다 — 열에 아홉만 자동으로 하고 나머지는 사람이 하면 됩니다. 나머지 하나를 넣으려다 전체가 복잡해집니다.
- 만든 사람만 안다 — 그 사람이 없으면 아무도 못 고칩니다. 무엇이 어떻게 도는지 한 장은 적어두세요.
값이 얼마나 나올지는 붙이기 전에 미리 보실 수 있습니다. 리포트에 업무별로 한 달 값을 계산해둔 글이 있어요. 요청 수와 글 길이만 잡으면 대략 나옵니다. 하루 500번 도는 자리의 한 달 값을 보고 나면 모델 고르는 눈이 달라집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