AI 서비스 이름은 수백 개인데, 돈이 흐르는 모양은 네 가지뿐입니다. 이걸 먼저 갈라 두면 값을 견줄 수 있게 됩니다. 지금 내가 무엇을 사고 있는지부터 알아야 비싸다 싸다를 말할 수 있으니까요.
첫째는 다달이 정액입니다. 화면이 있는 도구를 사람이 직접 씁니다. 얼마를 쓰든 값이 같고, 대신 하루에 몇 번 같은 한도가 붙습니다. 대부분의 사람이 여기서 시작하고, 솔직히 말하면 많은 경우 여기서 끝내도 됩니다.
둘째는 쓴 만큼 내기입니다. 사람이 아니라 프로그램이 모델에 직접 말을 겁니다. 주고받은 글자 수만큼 계산됩니다. 안 쓰면 0원이고 많이 쓰면 끝없이 올라갑니다. 사람이 손으로 두드리는 용도로 이걸 쓰면 대개 손해입니다.
셋째는 여러 회사 모델을 한 창구로 모아 파는 곳을 쓰는 것입니다. 회사마다 따로 가입하지 않아도 되고, 모델을 갈아 끼우기 쉽습니다. 값은 두 번째와 비슷한데 한 겹이 더 끼는 만큼 조금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. 여러 모델을 견줘 보고 싶을 때 편합니다.
그리고 넷째가 사람에게 맡기기입니다. 도구를 사는 대신 그 일을 할 줄 아는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죠. AI 이야기를 하면서 이걸 빼면 셈이 한쪽으로 기웁니다. 한 달에 두어 번 쓰는 일에 도구를 배우느라 며칠을 쓰는 것보다, 그 일만 맡기는 편이 실제로 싼 경우가 있습니다.
먼저 내 조건을 적으십시오
요금표를 열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. 내 쪽 조건을 먼저 적는 것입니다. 이 순서를 뒤집으면 화려한 요금표를 보다가 필요 없는 것을 사게 됩니다.
적을 것은 네 가지입니다. 누가 누르는가(사람인가 프로그램인가), 얼마나 자주 쓰는가, 한 번에 다루는 글이 얼마나 긴가, 그리고 틀렸을 때 어떻게 되는가.
이 중 값을 가장 크게 가르는 것은 두 번째, 얼마나 자주입니다. 나머지 셋은 조정하면 되는데 이건 안 됩니다. 하루에 스무 번 쓰는 사람과 한 달에 두 번 쓰는 사람은 애초에 다른 물건을 사야 합니다.
네 번째 항목은 값과 직접 이어지지는 않지만 반드시 적으셔야 합니다. 틀려도 다시 하면 그만인 일과, 틀리면 고객에게 잘못 나가는 일은 완전히 다릅니다. 뒤쪽이면 값이 비싼 모델을 쓰고 사람이 한 번 더 보는 비용까지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. 이걸 빼놓고 «AI로 하면 공짜»라고 셈하면 나중에 크게 어긋납니다.
값을 올리는 것은 답의 길이입니다
쓴 만큼 내는 방식을 생각하고 계신다면, 여기서 한 가지를 반드시 아셔야 합니다. 요금은 넣은 글과 나온 글을 따로 세는데, 나온 쪽이 서너 배 비쌉니다.
그래서 «길게 써 줘»가 값을 가장 빨리 올립니다. 반대로 «짧게 답해 줘»는 그 자리에서 돈을 아끼는 말입니다. 이 사실을 알고 나면 어떤 일이 싸고 어떤 일이 비싼지가 뒤집혀 보이기 시작합니다.
예를 들어 긴 문서를 요약하는 일은 생각보다 쌉니다. 넣는 양은 많지만 나오는 양이 적으니까요. 반대로 짧은 지시로 긴 보고서를 써 내는 일은 생각보다 비쌉니다. 넣는 것은 두 줄인데 나오는 것이 몇 장이니까요. «무엇을 넣느냐»가 아니라 «무엇이 나오느냐»로 값이 정해진다고 기억해 두시면 됩니다.
갈림목은 어디쯤인가
이제 실제 셈입니다. 정액과 쓴 만큼, 어느 쪽이 싼지는 결국 한 지점에서 뒤집힙니다. 그 지점을 찾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.
구독료를 한 번 쓸 때 드는 값으로 나눠 보십시오. 그러면 «한 달에 이만큼 넘게 쓰면 정액이 이득»이라는 횟수가 나옵니다. 실제로 해 보면 그 횟수가 생각보다 훨씬 낮습니다. 하루에 몇 번만 써도 대개 정액이 이깁니다.
그래서 실무에서는 이렇게 정리하셔도 거의 틀리지 않습니다. 사람이 앉아서 직접 두드리는 일이면 정액. 프로그램이 밤새 알아서 도는 일이면 쓴 만큼. 사람은 하루에 누를 수 있는 횟수에 한계가 있어서 정액 안에 들어가고, 프로그램은 한계가 없어서 정액 한도를 금세 넘깁니다.
| 이런 상황이면 | 이쪽으로 | 왜 |
|---|---|---|
| 글 쓰고 정리하고 번역하는 일을 매일 한다 | 다달이 정액 | 쓰는 횟수가 많아 갈림목을 훌쩍 넘습니다 |
| 우리 서비스 안에서 자동으로 돌린다 | 쓴 만큼 | 쓰는 사람 수만큼 정액을 사면 감당이 안 됩니다 |
| 여러 모델을 견줘 보고 정하고 싶다 | 한 창구로 모아 파는 곳 | 가입을 한 번만 하고 갈아 끼우며 볼 수 있습니다 |
| 한 달에 두세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다 | 사람에게 맡기기 | 배우는 시간이 값보다 비쌉니다 |
청구서가 튀는 자리
쓴 만큼 내는 방식으로 가기로 하셨다면,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챙기십시오. 한도를 걸어 두는 것입니다.
이 방식의 가장 큰 위험은 값이 비싼 것이 아니라 얼마가 나올지 미리 모른다는 것입니다. 프로그램에 실수로 반복문이 걸리거나, 예상보다 사람이 많이 몰리면 하루 만에 한 달 예산이 나갑니다. 실제로 이런 사고가 드물지 않습니다.
대부분의 서비스가 «이 금액을 넘으면 멈춰라»를 걸 수 있게 해 둡니다. 처음 붙이는 날 이것부터 걸어 두십시오. 나중에 하겠다고 미루면 대개 사고가 난 다음에 하게 됩니다. 알림만 받는 것과 실제로 멈추는 것은 다르니, 멈추는 쪽으로 걸어 두시는 편이 안전합니다.
정리하면 이렇습니다. 무엇을 사고 있는지 먼저 가르고, 하루에 몇 번 쓸지 적고, 나오는 글의 길이를 줄이고, 쓴 만큼 내는 쪽이면 한도를 겁니다. 이 네 가지면 «월 이만 원이 싼지»에 스스로 답하실 수 있습니다. 남이 대신 답해 줄 수 없는 질문이었던 겁니다.